지란지교를 꿈꾸며

by 심인태 on Feb 02,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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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남동문귀하
안녕하십니까?
나이가들면 과거를 회상하며 건강에 관심이 많아집니다.
미주 성남동문의 평균나이가 55세를 넘는다는 사실을 아십니까^^
아래글은 동문중 최00동문께서 보내신 글을 게재합니다.
토끼의 해를 맞이하며 동문 모두가 건강하시며 행복한삶이 되시길
기원합니다.

지란지교
:지초(芝草)와 난초(蘭草)의 교제라는 뜻으로, 벗 사이의 맑고도 고귀한 사귐을 이르는 말.

저녁을 먹고 나면 허물없이  찾아가 차 한잔을 마시고 싶다고  말할 수 있는 친구가 있었으면 좋겠다.
사람이 자기 아내나 남편, 제 형제나 제 자식하고만 사랑을  나눈다면 어찌 행복해질 수 있을까.  
영원히 없을수록 영원을 꿈꾸도록 서로 돕는 진실한 친구가 필요하리라.

그가 여성이라도 좋고 남성이라도 좋다. 나보다 나이가 많아도 좋고 동갑이거나 적어도 좋다.                      다만 그의 인품은 맑은 강물처럼 조용하고 은근하며, 깊고 신선하며, 예술과 인생을 소중히 여길                만큼 성숙한 사람이면 된다.
그는 반드시 잘 생길 필요가 없고, 수수하나 멋을 알고 중후한 몸가짐을 할 수 있으면 된다.

때로 약간의 변덕과  신경질을 부려도 그것이 애교로 통할 수 있을 정도면 괜찮고, 나의 변덕과 괜한           흥분에도 적절하게 맞장구쳐 주고 나서, 얼마의 시간이 흘러 내가 평온해지거든, 부드럽고  세련된             표현으로 충고를 아끼지 않았으면 좋겠다.

나는 많은 사람을 사랑하고 싶지는 않다.  많은 사람과 사귀기도 원치 않는다.                                         나의 일생에 한두 사람과  끊어지지 않는 아름답고 향기로운 인연으로 죽기까지 지속되길 바란다.

우정이라 하면 사람들은 관포지교를 말한다. 그러나 나는 친구를 괴롭히고 싶지 않듯이 나 또한                 끝없는 인내로 베풀기만할 재간이 없다. 나는 도 닦으며 살기를 바라지는 않고, 내 친구도 성현                  같아지기를 바라지는 않는다.
나는 될수록 정직하게 살고 싶고, 내 친구도 재미나 위안을 위해서 그저 제 자리서 탄로 나는 약간의           거짓말을 하는  재치와 위트를 가졌으면 싶을 뿐이다.

나는 때때로 맛있는 것을 내가 더 먹고싶을 테고, 내가 더 예뻐 보이기를 바라겠지만, 금방 그 마음을          지울 줄도 알 것이다.  때로 나는 얼음 풀리는 냇물이나 가을 갈대숲 기러기 울음을 친구보다                    더 좋아할 수 있겠으나, 결국은 우정을 제일로 여길 것이다.

우리는 흰눈 속 참대 같은 기상을  지녔으나 들꽃처럼 나약할 수 있고, 아첨 같은 양보는 싫어하지만            이따금 밑지며 사는 아량도 갖기를 바란다.
우리는 명성과 권세, 재력을  중시하지도 부러워하지도 경멸하지도 않을 것이며, 그 보다는 자기답게          사는 데 더 매력을 느끼려 애쓸 것이다.

우리가 항상 지혜롭진 못하더라도, 자기의 곤란을 벗어나기 위해 비록 진실일지라도 타인을 팔진 않을        것이다.   오해를 받더라도 묵묵할 수 있는 어리석음과 배짱을 지니기를 바란다.                                      우리의  외모가 아름답지 않다 해도 우리의 향기 많은 아름답게 지니리라.

우리는 시기하는 마음 없이 남의  성공을 얘기하며, 경쟁하지 않고 자기하고 싶은 일을 하되,                     미친 듯이 몰두하게 되기를 바란다.

우리는 누구도 미워하지  않으며, 특별히 한두 사람을 사랑한다 하여 많은 사람을 싫어하진  않으리라.        우리가 멋진 글을 못 쓰더라도 쓰는 일을 택한 것에 후회하지 않듯이, 남의 약점도 안쓰럽게 여기리라.

우리의 손이 비록 작고 여리나  서로를 버티어주는 기둥이 될 것이며, 우리의 눈에 핏발이  서더라도 총기가 사라진 것은 아니며,  눈빛이 흐리고 시력이 어두워질수록 서로를 살펴주는 불빛이 되어주리라.
그러다가 어느 날이 홀연히 오더라도 축복처럼, 웨딩드레스처럼 수의를 입게 되리라.
세월이 흐르거든 묻힌 자리에서 더  고운 품종의 지란이 돋아 피어, 맑고 높은 향기로 다시 만나지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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