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지의 숲길을 걷는듯 쾌적한 ‘전망 좋은 산’

by Dale on Jul 16,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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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ibbon Tree가 우거진 푸르른 작은 계곡길.

캘리포니아에는 Lookout이라는 이름을 가진 산이 스무개 쯤이 있다고 한다. Sierra Club의 남가주 지부조직인 Angeles Chapter에서 주관하는 등산권장목록의 하나인 ‘HPS List’가 있다. 남가주 일원의 해발고도 5,000'가 넘는 산들을 대상으로 총 281개가 등재되어 있는데, 이 안에도 2개의 Lookout Mountain이 있어, 인식상의 혼란을 피하기 위하여 각기 번호를 부여했다. 즉 Lookout Mountain #1은 Idyllwild의 남동쪽 12마일 지점인 Riverside County에 있는 고도 5,590'의 산이고, Lookout Mountain #2는 Mt. Baldy의 서남쪽 주변인 LA County 에 있는 고도 6,812'의 산이다. 그러나 Lookout이라는 명칭에도 불구하고 실제로 이 2개의 산에 Fire Lookout은 없다.

Lookout 이란 말로 산의 이름이 부여되는 일은 보통 2가지 경우가 있어 보인다. 우선은 정상에서의 전망이 대단히 좋은 산일 때, ‘좋은 전망이 있는 산’이라는 의미에서 부여하는 경우가 있겠다. 다음으론 ‘Fire Lookout’을 줄인 말로 산불감시망루가 현재 있거나 아니면 과거에 있었기에 이 이름이 붙은 경우겠다. 
한 때는 미 전국에 8,000여개에 달하는 화재감시망루가 있었는데, 작금에는 대략 2,000개가 남아 있다고 한다. 이 가운데 실제로 지금 활용되고 있는 망루는 약 600개이며, 100개 내외는 자원봉사원들에 의해 운영되고 있는데, 그나마 매 주 1개 꼴로 줄어드는 추세라 한다.

오늘은 Lookout Mountain #1을 찾아간다. 현재는 물론, 과거에도 이 산에 화재감시망루가 있었다는 기록이나 흔적이 없는 것으로 보아, ‘전망 좋은 산’이라는 의미로 이런 이름이 붙은 경우인 듯 하다.

전체 산행구간 왕복 4.2마일 중에 3.0마일을 PCT선상을 걷게 되어 대체로 편안한 산행이다. 특히 실낟처럼 가느다랗고 보드라운 잎을 가진 Ribbon Tree가 온통 푸르게 우거진 숲속을 걷는, 그야말로 지극히 평화롭고 목가적인 산행이라 하겠다.

LA에서 이 산까지의 거리가 120마일쯤으로 좀 먼 것이 흠이나, 순등반고도가 1,000'내외이며 왕복 5시간쯤이 걸리는 어렵지 않은 등산이다. 등산의 후반부 약 0.6마일의 구간이 PCT를 벗어나게 되는데, 이곳부터는 등산로가 거의 없어, 미리 다녀간 등산인들이 나무가지에 매어 놓은 리본이나 작은 돌탑인 Ducks를 의지하여 산을 오르게 되므로, 홀로 하는 산행은 절대로 피해야 한다. 특히 산행경험이 많지 않은 분이라면 반드시 경험이 많은 분들과 함께 이 산행을 하시기를 적극 권해 드린다.

Freeway 60번을 타고 동쪽으로 가다가 Freeway 215번의 South로 갈아탄다. South로 가다가 Ramona Expressway가 나오면 여기서 좌회전한다. 이를 타고 동쪽으로 또 남동쪽으로 가다보면, SR 74(Pines to Palms Hwy)로 연결된다. 여기서 다시 좌회전하여 SR 74를 타고 동쪽으로 가면 Highway 243번과 만나는 곳의 Mountain Center에 닿는다.

여기서 계속 SR 74를 동남쪽으로 12.5마일을 더 가면, 오른쪽에 Paradise Valley Cafe가 있고 SR 371이 갈라지는 3거리에 이르게 된다. 이곳에서 계속 SR 74를 타고 동쪽으로 1마일을 더 가면, 왼쪽으로 들어가는 비포장도로가 있는데, 여기서 좌회전하여 100m쯤을 들어가면 넓은 주차장이 있다. PCT선상에 있는 주차장으로 이곳에 차를 세운다. LA한인타운에서 120마일 쯤인 지점이다.

이 주차장은 주로 PCT Hiker들이 이용하는 곳으로, 북쪽으로 나아가면 Desert Divide에 닿게되고 이어서 Mt. San Jacinto줄기를 지나게 된다. 우리는 PCT를 따라 반대인 남쪽으로 가야한다. 주차장으로 들어온 길을 되짚어 남쪽으로 나가서 SR74를 횡단하면, 서쪽으로 20m쯤에 PCT로 진입하는 게이트가 있다. 해발고도 4,920'가 되는 곳이다. 손쉽게 열 수 있는 게이트로, 통과한 후엔 다시 잠가 놓는다. 왼쪽으로 PCT Hiker를 위한 이정판이 있다.

PCT는 이리저리 굴곡은 있으나 대체로 남쪽을 향하여 나아간다. 오르고 내리는 경사는 지극히 미미하여 거의 평지수준으로 이어지므로 걷기에 쾌적하다.

대략 0.5마일을 가면 해발고도가 약 5,100인 고점에 이르게 되는데, 여기서는 왼쪽으로 꺾이며 아주 완만한 내리막이 된다. 이 지점이 동쪽에 있는 Toro Peak (8717')과 서북쪽에 있는 Thomas Mountain (6825')을 이어가는 지맥의 중간지점이 아닌가 싶다. 서쪽과 남쪽의 전망이 환히 열리는 곳인데, 예전에는 이 지점에서 바로 좌측으로 꺾어 산을 올랐었으나, 현재는 토지소유주의 통행금지 조치로 이 코스를 이용할 수 없다. 필자는 3년전에 이 코스로 산행을 하면서 전류가 흐르고 있는 철조망을 지나다가 짜릿한 쇼크로 깜짝 놀란 일이 있다.

이 지점을 그냥 통과하여 계속 PCT를 따라가도록 한다. 등산시작점에서 1.5마일을 온 지점에 이르면, 등산로가 오른쪽으로 바짝 꺾이는데, 왼쪽으로는 사람의 통행흔적이 역력한 Gully가 보인다. 먼저 이곳을 올랐던 등산인들이 후래자를 배려하여 Ribbon Tree에 매달아 놓은 빠알간 진짜 리본도 걸려있고, 제법 큰 바위들이 길을 막는 것 같은 형세로 놓여있는 곳이다.

Ribbon Tree들의 푸르른 가지 아래로 작은 계곡을 따라 북쪽으로 산을 올라간다. 1.7마일이 되는 지점에서는 지금까지 따라 올라온 작은 계곡이 없어지며, 왼쪽으로 30m 남짓힌 길이의 가파른 비탈면이 나타난다. 오르기에 그다지 어려운 곳은 아니지만 불안정한 연약지반으로 앞사람에 의해 아래로 돌이 굴러내리기 쉬우므로 특히 조심해야 한다.

이 구간을 지나면 지금까지 주류를 이루었던 식물인 Ribbon Tree는 차츰 드물어지면서 그 대신 Chamise가 주종이 되어진다. 조금 더 올라가면 정면으로 마치 마법사의 고깔모자를 연상시키는 뾰쪽한 큰바위 하나가 멀리 보인다. 요소 요소마다 길을 알려주는 리본이나 Ducks를 따라가다 보면 이윽고 이 큰바위 아래를 지나게 된다.

초대형 수수 이삭같은 커다란 꽃대를 높이 세운 Yucca류의 식물이 서있다면 이는 아마도 Nolina류일 것이다. 깨알같이 작은 꽃들이 다닥다닥 몽글몽글 수없이 뭉쳐져 덩이덩이 묵직하고 하얗게 지천으로 피어있는 식물은 California Buckwheat이다. 양봉가들이 반기는 밀원식물이다.

오래지 않아, 키 낮은 관목들이 우거져 있는 비교적 평탄한 정상부에 올라서게 된다. 등산을 시작하여 약 2마일을 걸어온 것이다. 관목들 사이로 나있는 길을 따라 동쪽방향으로 조금 나아가면 무릎높이의 바위덩이가 있다. 최정상점이다. 정상등록부가 있고, ‘LOOK OUT 1939’라 새긴 Benchmark도 있다.

평활한 가운데 관목들이 우거져 있어 최정상점에서의 전망은 제한적이다. 정상부를 큰 원을 그리듯 빙 돌아보면 사방의 전망을 보다 더 잘 즐길 수 있다. 그러나 동쪽, 북쪽으로 사유지 보호를 위해 설치되어있는 가시철망 울타리를 넘지는 않아야겠다.

동쪽으로 Toro Peak이 멀지않고, 서북쪽으로 Thomas Mountain, Desert Divide, Mt. San Jacinto의 산세가 우뚝하다. 서쪽으로는 Indian Reservation과 Cahuilla Mountain이, 남쪽으로는 멀리 San Diego County의 최고봉인 Hot Springs Mountain의 줄기가 식별된다.

mt2.jpg
PCT(Pacific Crest Trail) 도로변에 우뚝 피어있는 Nolina류의 Yucca.

mt3.jpg
Indian Reservation, Cahuilla Mountain(좌), Thomas Mountain(우).

310-259-6022
http://blog.daum.net/yosanyosooo 

<정진옥>

http://www.koreatimes.com/article/20170714/10658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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