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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철수 에나인더스트리 대표…GM과 계약한 뚝심의 승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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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오더를 따내게 될 줄은 몰랐다. 그때 우리의 연매출이 30억원 규모였는데, 60억원의 오더를 받았으니 얼마나 놀랐겠나!”


신철수(54) 에나인더스트리 대표는 2004년 처음으로 해외 완성차 업체와 수출 계약을 맺은 기억을 “가슴 떨리는 일”이라고 표현했다. 그럴만하다. 당시 에나인더스트리는 국내·외에서 별다른 주목을 받지 못하는 조그마한 부품 업체에 불과 했다. 당시 현대기아차의 2차 협력업체였고, 한해 매출액도 30억원에 불과했다. 그런데도 GM이 거액의 부품 계약을 맺은 것이다. 어떻게 그런 일이 가능했을까. 


“2004년 GM이 조립한 차에서 마후라 행어(머플러 행어를 말한다)가 말썽을 일으켰다. 그것을 해결하는 부품을 찾고 있었다.”


머플러를 잡아주는 행어에 문제가 생기면서 소음과 파손의 문제가 불거졌다. 신 대표는 이때가 기회라고 생각했다. 연구원들과 머리를 싸매고 해결 방안을 찾았다. 머플러 행어의 내구성을 높일 수 있는 아이디어를 찾았다. 머플러 행어 안에 얇은 철판을 넣었다. 용접을 하지 않은 완성품 형태의 철판을 행어 안에 넣으니 모든 문제가 해결됐다. “행어 안에 들어간 철판 용접이 문제였고, 아이디어 하나로 해결 방법을 찾은 것”이라고 신 대표는 설명했다.


GM은 이름도 들어본 적이 없는 에나인더스트리의 아이디어를 받아들였다. 2003년 수출에 대비해 경산공장을 매입한 것이 적중한 것이다. 당시 가동 중이었던 영천과 천안공장만으로는 GM이 요구하는 생산량을 맞출 수 없었다. 선투자를 하는 모험을 강행한 덕분에 계약을 지킬 수 있었다. “글로벌 자동차 업체는 생산준비가 되어 있어야 오더를 준다. 미리 선투자를 하는 모험을 강행했는데 GM과 계약을 맺어서 다행이었다”고 신 대표는 말했다.


한국에서 2차 협력업체에 불과했던 에나인더스트리는 이 계약을 계기로 포드, 크라이슬러, 폴크스바겐 등 글로벌 완성차업체의 1차 협력업체로 성장해 나갔다. “GM에 납품을 하면서 다른 글로벌 기업과 계약을 맺는 것이 수월해졌다.” 2004년 GM에 첫 수출을 시작한 이래 에나인더스트리는 가파른 성장을 시작했다.


에나인더스트리는 NVH 고무부품, 플라스틱 자동차부품, 머시닝부품, 스티어링 기어 조립 등 4개 분야의 부품을 생산하고 있다. NVH는 ‘Anti noise(소음) vibration(진동) harshness(충격)’를 뜻하는 말로 거북한 승차감을 줄이는 부품이다. 이 중 가장 매출 비중이 높은 것은 방진(진동을 방지한다는 뜻)용 고무 부품이다. 신 대표는 “엔진의 진동을 잡아주는 엔진 마운틴이 한해 200억원의 매출을 올린다. 우리가 직접 개발한 제품으로 우리 회사의 효자 제품이다”고 자랑했다. 엔진 마운틴의 경우 글로벌 완성차 업체가 에나인더스트리에게 “직접 설계를 해봐라”고 제안해서 태어난 제품이다.


에나인더스트리의 한해 매출액은 1000억원 정도. 2019년까지 3000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게 목표다. 내수 비중이 아직은 60%를 차지하고 있다. 신 대표는 “수출 비중을 60%까지 늘이는 게 목표”라고 강조했다. 에나인더스트리는 영천, 천안, 경산, 화성, 경주, 입장 등 국내 6곳에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미국과 인도에서 공장을 운영 중이고, 앞으로 스페인, 루마니아, 중국, 멕시코 등지에 조인트 벤처 형식으로 공장을 운영할 계획이다.


l 글로벌 완성차 1차 협력업체로 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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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 대표가 2004년 GM과 계약을 맺었던 머플러 행어를 들고 당시 상황을 설명하고 있다.


에나인더스트리가 수출 기업으로 우뚝 설수 있던 것은 R&D에 집중한 결과다. 에나인더스트리의 R&D 센터에는 50여 명의 연구원이 일하고 있다. 신 대표는 한해 매출액의 2% 이상을 연구개발비로 투자한다. “에나인더스트리 설립 후 7년 만에 연구소를 만들었다. 이 연구소가 우리의 자랑거리다”고 강조했다. 당시 조그마한 부품 업체였지만, 기술력을 갖춰야만 생존할 수 있다는 생각에 과감하게 연구소를 설립했다. 그 뚝심이 빛을 발한 것이다.


에나인더스트리의 현재가 가능한 이유는 수출 덕분이다. 수출에 눈을 돌린 것은 지역 중소기업의 한계를 느꼈기 때문이다. “1990년 회사를 설립한 후 내수 시장에서 발버둥을 쳐봤는데, 1차 협력업체가 되기 어려웠다. 과감하게 수출로 눈을 돌렸다.”


서 대표는 회사 설립 후 중소기업의 ‘서러움’을 많이 느꼈다. 오더를 받으면 좋은 품질의 제품을 제때에 납품하면서 신뢰를 쌓아가는 게 무기였다. 자본력도 없고 네트워크도 없는 조그마한 하청업체가 살아남는 유일한 방법이었다. 어떤 상황에서도 납품 기일을 맞추는 업체로 인정받았고, 1997년에는 2차 협력업체로 성장했다. 하지만 더 이상 성장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1997년 말 IMF가 터지면서 에나인더스트리가 부품을 납품한 10여 개의 기업이 부도를 맞았다. 에나인더스트리도 함께 흔들렸다. 내수 시장에만 머물고 있으면 생존할 수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수출 시장을 뚫기 위해 2001년 미국에 지사를 설립했다. 우리 같은 지역 중소기업이 해외 지사를 만드는 사례를 찾아보기 힘들었다”고 회고했다.


해외 지사를 설립한 후 수출 계약을 따내기까지 3년이 걸린 것. “수출이 쉽나. 무조건 글로벌 완성차 업계가 모이는 모터쇼에는 무조건 참가했다”고 설명했다. 그런 노력 끝에 GM과 첫 계약을 따낼 수 있었던 것.


지역에 거점을 두고 있는 기업이라는 약점을 가지고 있지만, 에나인더스트리는 탄탄한 기업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2007년 ‘1000만 불 수출탑’ 수상을 시작으로 2008년 ‘한국을 빛낸 이달의 무역인’, 2010년 ‘2000만 불 수출탑’, 2011년 중소기업기술혁신대전 대통령 표창, 2013년 ‘3000만 불 수출탑’ 등을 수상해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기업이 가파른 성장을 하면서 신 대표는 기업 문화 만들기에 신경을 쓰고 있다. “에나인더스트리는 이직률이 적은 회사”라고 신 대표가 자랑을 한다. 보통의 지역 기업에서는 보기 힘든 복지와 기업 문화가 자리잡고 있기 때문이다. 2011년~2013년까지 3년 연속으로 지식경제부(현 산업자원통상부)가 선정하는 ‘우리 지역 일하기 좋은 기업’으로 뽑힐 정도다.


“기업의 성과는 직원들과 나누는 것이 옳다”는 신 대표는 기업의 경영실적을 모든 임직원과 공유를 하고 있다. 실적이 좋아지면서 인센티브도 직원들에게 돌려주고 있다. “다른 것은 몰라도 이익의 10%는 임직원에게 돌려준다는 약속을 했고, 지금도 지키고 있다”고 강조했다. 매일 아침 비주얼 플래닝 시간을 통해 임직원 모두가 정보를 공유하도록 하고 있다. 멘토와 멘티 제도를 시행해 업무의 효율성도 높이고 있다. 매주 한번씩 외부에서 강사를 초빙해 운동을 하기도 하고, 직원들의 영어 교육 지원도 하고 있다.

 

28살에 300만원 들고 회사 설립


임직원들이 가장 좋아하는 것은 신 대표의 출퇴근 시간이다. 신 대표는 왠만하면 일찍 회사에서 나온다. 매주 금요일에는 오후 5시에 퇴근을 하고 일요일까지 회사 근처에는 오지도 않는다. 직원들의 자율성을 보장하기 위해서다. “직원들이 자율적으로 일할 수 있어야 기업이 발전한다. 감시한다고 해서 잘되는 게 아니기 때문에, 대표가 퇴근을 빨리해주는 게 좋다”며 웃었다.


신 대표의 또 다른 자랑거리는 에나인더스트리의 투자로 만들고 있는 ‘직장 어린이집’이다. 경산시와 협의해 시내에 5940㎡(1800평) 규모의 어린이집을 건설 중인데, 이곳은 진량공단에 입주한 타 기업의 직원들도 이용할 수 있게 했다. “곧 완공이 된다. 운영은 전문가가 하는 게 좋을 것 같아서 영남대에 맡겼다”고 설명했다.


이런 다양한 복지혜택 덕분에 젊은이들 사이에서 ‘입사하고 싶은 기업’으로 에나인더스트리를 꼽는다. 에나인더스트리에 대한 호의적인 평가에 대해 “에나인더스트리를 먹고 살기 위해 어쩔 수 없이 다니는 회사로 만들고 싶지 않다. 직원들이 삶의 터전으로 생각하는 기업으로 만들고 싶기 때문에 여러모로 노력하고 있다”며 웃었다.


경남 산청 출신의 신 대표는 1990년 당시 나이 28살에 에나인더스트리를 설립했다. ‘에나’는 경남 사투리로 ‘진짜’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기업다운 기업을 만들고 싶다는 목표를 표현한 것이다.


당시 신 대표가 가지고 있는 돈은 300만원이 전부. 가족들은 “미쳤다”고 말렸다. 사회 경험이라고 해봐야 2년도 안되는 사회 초년병이 사업을 한다고 했으니 사람들이 결사 반대를 한 것이다. 신 대표는 공고 1학년 아르바이트생 한명을 구하고, 외상으로 1000만원짜리 기계를 사서 자동차 램프용 실링을 만들기 시작했다. “학교를 졸업하고 들어간 곳이 부산에 있는 고무 수입회사였다. 자동차 부품업체에 많이 납품을 했는데, 자동차 부품 산업이 미래성이 있다는 생각을 했다”고 독립 이유를 설명했다.


에나인더스트리는 그렇게 미미하게 시작했지만, 지금은 대기업 부럽지 않은 중소기업으로 성장했다.


- 경산=최영진 기자·사진 공정식 프리랜서


http://news.joins.com/article/19897438?cloc=joongang|home|newslist1


http://www.ena.co.kr/ko/main/inde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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