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4월 직원 30명을 모아 인터넷 토익강의 동영상 제작에 매달렸다. 단어를 잘 외울 수 있게 돕는 프로그램을 만들고,
딱딱한 문제 풀기는 게임식으로 바꿨다. 난관은 제일 중요한 강사 섭외였다. 김성은(52) 현 영단기 대표강사를 설득 끝에
영입했다. 1년 동안 전 직원이 함께 김 강사의 강의를 듣고, 잘못된 부분을 고치는 지루한 시간이 이어졌다. 딱딱한 문법용어를
쉽고, 재밌게 변형했다. 주로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강의해 온 김 강사의 말투는 ‘성인용’으로 바꿨다. 윤 대표는 “이렇게 만든
‘1호’ 토익 강의를 무료로 제공하다 6개월 뒤 유료로 돌렸는데 수강생의 97%가 유료로 전환했다”고 설명했다.
2011년엔 공무원시험 시장에 뛰어들었다. 온라인 뿐 아니라 노량진·강남에 학원도 차렸다. 중국어·일본어·경찰공무원·금융자격증
강의도 열었다. 지난해엔 스카이에듀를 인수하며 대입 인터넷 강의까지 영역을 넓혔다. 매출은 2011년 101억원에서 지난해
1400억원으로 수직상승했다. 몸값이 수십억원에 이르는 스타강사를 영입하는 치중한 경쟁업체와 달리 ‘싼값에 좋은 콘텐트를
제공하자’는 원칙에 집중한 덕분이었다.
실제로 수능·공무원시험 인강의 경우 경쟁업체 사이트에서는 과목별 수강료를
따로 결제하는데다 모의고사·특강비를 추가 부담해야 해 연 수강료가 150만~200만원에 이른다. 일부 인기 강사 강의는 들을 수
없도록 제한하기도 한다. 하지만 에스티앤컴퍼니는 추가부담을 주지 않고 강사 제한 없이 30만~50만원 대에 제공한다. 그는 “처음
반값 콘텐트를 출시했을 때 고객센터로 ‘정말이냐’는 문의, ‘고맙다’는 반응이 가장 많이 들어왔다. 그만큼 사교육비에 억눌린
이들이 많았다는 얘기”라고 설명했다.
“거품 뺀 경쟁력으로 해외 진출 계획”
그럼 돈은 어떻게 벌까. 늘어난 수강생으로 메운다. 박리다매다. 성인영어·공무원시험 시장에선 지난해 수강생 수 기준 1위다. 올
1월엔 수능 인강 시장에서 메가스터디·이투스·대성학원 같은 전통의 강자를 따돌리고 방문자 수 1위를 차지했다.
‘과
학적인 데이터 분석’도 윤 대표가 자랑하는 무기다. 단기간에 고득점을 올린 수강생의 공부 습관을 분석한다. 예를 들어 고득점자가
하루 중 주로 어느 시간에 어떤 부분을 주로 듣고, 어떤 부분을 반복하는지 들여다보는 것이다. 수십만 명에 이르는 수강생 분석
전담 인력만 20명이다. 여기선 수강생 인터뷰는 기본이고 어떤 부분에서 집중력이 높아지는지 재기 위한 뇌파 분석, 피부 전도도
분석까지 이뤄진다. 분석을 거치면 ‘석달 안에 토익 700점을 900점으로 끌어올린 사람은 한달에 4000개 이상의 문제를
풀었다’와 같은 결과가 나온다.
중요한 건 이같은 분석 내용을 수시로 업데이트해 강의에 반영한다는 점이다.
수강생들에게 매달 바뀌는 인터넷 교재도 무료 제공한다. 그는 “시장 조사를 해봤더니 경쟁업체들이 교재는 물론 인강 내용이 몇년 째
똑같은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화가 났다”며 “업데이트야말로 사교육업체의 의무다”고 말했다. 강사들은 피가 마른다.
“2년 안에 공무원 시험에 합격한 수강생을 분석했더니 6개월 전부터 학원에 안 다니고 혼자 공부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래서 시험을 코앞에 둔 수강생들 인강은 강의 시간을 반으로 줄였습니다.”
같은 내용을 가르쳐야 하는데 강의 시간을 줄이면 강사가 힘들어진다. 에스티앤컴퍼니는 ‘스타 강사’를 스카우트 하기보다 시스템을
통해 좋은 강사를 길러낸다. 그는 “강사로 섭외하면 강의 내용은 물론 외모·표정·화법까지 전문 트레이너를 붙여 훈련시킨다.
SM엔터테인먼트나 JYP처럼 강사를 길러낸다고 보면 맞다”고 말했다. 1년 넘게 직원들 앞에서 시범 강의만 하고 정식 ‘데뷔’를
못한 강사도 있다.
업계에선 견제가 심했다. 학원 설명회를 일부러 같은 날 여는 건 기본. 윤 대표는 “요즘도 한
달에 한 번은 수강료를 담합하자는 경쟁업체의 전화를 받는다”고 털어놨다. 그럴 수록 그가 떠올리는 건 “경쟁업체의 마진은 우리의
기회”라고 말한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저스다. 그는 “한국이 글로벌 시장에서 가장 경쟁력을 갖춘 분야가 교육이다. 전세계에서
고등교육을 받은 인구가 1%에 불과해 시장성도 충분하다”며 “거품 뺀 경쟁력으로 3년 내 미국·브라질·필리핀에 토종 콘텐트를
수출하겠다”고 말했다.
스타트업을 꿈꾸는 후배들에게 윤 대표가 들려주는 조언 하나.
“많은 후배들이
사업 전략과 아이템을 말하며 ‘이거면 될 것 같다’고 하죠. 하지만 그보다 중요한 게 사람입니다. 제가 소개한 서비스는 모두
20~30대 동료들이 제안했습니다. 제가 한 건 좋은 사람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준 것 밖에 없습니다.”
글=김기환 기자 khkim@joongang.co.kr
사진=강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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