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서의 스윙맨] 오래된 미래, 성남고 박병호를 만나봤다

by Dale on Apr 03,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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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병호를 16살 때부터 지켜봤다. 그 관심은 올해까지 이어졌다.” 기나긴 짝사랑의 결실이 드디어 맺어졌다. 프로포즈의 값은 무려 1285만 달러. 미국의 스포츠전문지인 ESPN에 따르면 미네소타 트윈스는 무려 14년 동안이나 박병호를 눈여겨 봤다. 야구팬 농담 중엔 ‘메이저의 눈은 정확하다’라는 말이 있다. 세계 최고의 리그에서 허투루 선수를 평가하고 계약하지는 않을 거란 의미다. 강산이 한 번 변하고도 남을 시간을 기다려온 빅리그 스카우트. 그들의 눈을 사로잡은 고등학생 박병호는 얼마나 대단한 타자였을까.
 
2004년은 훌륭한 유망주들이 득실대던 한 해였다. 이듬 해 프로 진출을 예약한 수원 유신고의 최정, 부산고의 정의윤, 대전고 이윤호 그리고 성남고의 박병호 등 오늘의 스타들이 즐비했다. 또한 한 학년 아래로 인천고 이재원과 이명기, 광주일고 강정호 등 공수 양면에서 좋은 평가를 받는 타자들이 포진해 있었다.
 
박병호는 이들 중에서도 발군이었다. 미네소타 스카우트의 마음을 뺏은 열여섯 살, 즉 고교 1학년 시절부터 살펴 보자. 2002년 제36회 대통령배 전국고교야구대회는 박병호의 공식 데뷔전이었다. 박병호는 이 대회 2경기에 출전해 10타수 4안타 타율 4할을 기록했다. 홈런은 없었지만, 이목을 잡아 끌기에 충분한 성적이었다. 187cm-83kg이란 당당한 체격도 한몫했다. 박병호와 성남고는 이후 청룡기와 황금사자기 대회에 출전한다. 그해 최종 성적은 24타수 8안타 6타점 타율 0.333. 홈런포를 가동하진 못했지만 5할이란 장타율은 거포 유망주다웠다.
 
홈런 신고식은 이듬해 열렸다. 제10회 무등기 전국고교야구대회에서 단 한경기만 출전한 박병호는 1안타만을 때려냈다. 바로 그 안타가 고등학생 박병호의 첫 홈런이었다. 이후 황금사자기에서는 타율 0.636에 홈런 두 방을 날린다. 박병호란 이름을 야구계에 알리기 시작한 순간이다. 2학년 통산 성적은 6경기 출장 24타수 9안타(3홈런) 타율 0.375. 평범한 성적이라고? 장타율은 0.875에 달했다.
 
고3이던 2004년은 미네소타가 박병호에 대한 확신을 가진 해였을 것이다. 그 해 4월 29일 열린 제38회 대통령배 고교야구를 관전했다면 말이다. 박병호는 화순고와 가진 대회 1회전에서 3연타석 홈런을 터뜨렸다. 박병호는 방망이를 식히지 않았다. 그 다음 경기인 5월 1일 휘문고와의 16강전에서 타석에 들어서자마자 홈런을 추가했다. 60년 한국고교야구 역사상 최초의 4연타석 홈런이 탄생하는 순간이었다. 타구 방향이 스프레이 뿌리듯 사방으로 번져간 것도 매력적이었다. 첫 번째 홈런은 오른쪽 담장으로, 두 번째는 가운데, 세 번째는 왼쪽 담장으로 넘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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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4월 29일 대통령배전국고교야구대회. 화순고와의 8회말 경기에서 2점 홈런을 날린 성남고의 박병호가 3루를 돌아 홈으로 향하고 있다.

마지막 고교시절, 박병호의 성적은 이랬다. 32타수 14안타(6홈런) 타율 0.438. 장타율은 1.094였고, OPS는 1.665였다. 그렇다면 2004년 박병호보다 더 나은 성적을 올린 선수가 있을까. 있긴 있다. 인천고를 대통령배 우승으로 이끈 김성훈-이재원 배터리다. 특히 투타에서 동시에 맹활약한 김성훈이 돋보였다. 타율 0.475로 그해 경기를 뛴 선수들 중 가장 높은 타율을 기록했다. 이재원 역시 타율 0.458로 김성훈을 뒷받침했다. 둘은 연고 구단인 SK로 입단했지만 이후의 운명은 극명히 갈렸다. 김성훈이 2경기만을 등판하며 프로 무대를 떠났기 때문이다.
 
타율 0.469를 올린 최정은 김성훈에 이어 이 부문 2위에 이름을 올렸다. 투수-포수-3루수 등 내야의 전 포지션을 완벽히 소화해내며 동시에 타격까지 완벽(그러고 보면 SK는 2004년 타율 1~3위 선수를 싹쓸이 한 셈이다)했다. 그가 기록한 23타점은 그 해 고교선수 중 유일하게 20점대를 넘긴 것이었다.
 
그렇다면 박병호보다 공을 담장 밖으로 많이 넘긴 선수가 있었을까? 설마 싶었는데, 있다. 다소 의외의 인물이다. 현재 롯데 자이언츠 소속의 김문호다. 덕수정보고 3학년 재학 시절 김문호는 화랑대기에서 5홈런을 폭발시키는 등 그 해 총 7개의 홈런을 기록한 바 있다. 재미있는 사실 하나. 2006년 프로에 데뷔한 이래 김문호가 기록한 통산 홈런도 7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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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news.joins.com/article/190439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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